■ Issue Point
▶ 테렌스 데이비스가 처음으로 만든 두 편의 장편 극영화인 (Distant Voices, Still Lives, 1988)과 (The Long Day Closes, 1992)는 1940년대 및 50년대 리버풀을 배경으로 한 자전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이 영화들은 이제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들이 됐다. 평론가 조나단 로젠바움(Jonathan Rosenbaum)은 를 보고 "앞으로 수년 동안 다른 모든 신작 영화들은 잊혀 지게 될 것이다. 이 영화는 영국영화들 가운데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기억되고 소중히 간직될 것이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은 1988년 칸국제영화제에서 국제영화비평가연맹 상(FIPRESCI Prize)과 같은 해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황금표범상(Golden Leopard)을 받았다. 또한 지난 2002년 영국영화연구소(BFI)에서 발간하는 『사이트 앤 사운드』(Sight & Sound)의 투표에 참가한 영화평론가들은 이 영화를 "지난 25년간 제작된 영화들 가운데 가장 튀어난 작품 베스트 10"에 올려놓았다. 데이비스가 이후에 만든 (The Neon Bible, 1995)과 (The House of Mirth, 2000)은 각각 존 케네디 툴(John Kennedy Toole)과 에디스 와튼(Edith Wharton)의 소설을 각색한 것인데, 특히 후자의 영화가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영화잡지 『필름 코멘트』(Film Comment)는 영화 을 2000년에 만들어진 10대 영화 중 한 편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데이비스는 차기작 준비에 차질을 빗는 바람에 오랜 기간 공백기를 가져야만 했다. 틈틈이 BBC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하던 데이비스는 2007년부터 (Of Time and the City, 2008)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그가 만든 첫 번째 다큐멘터리인 이 작품은 2009년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서 상영이 됐다. 오래된 뉴스릴 필름을 사용하여 대중음악을 곁들이고 데이비스 자신이 내레이션을 맡아 자신의 고향인 리버풀에 대한 찬가를 담고 있는 이 영화는 상영 직후 격찬을 받았다.
환희의 집(The House of Mirth) 데이비스의 가장 최근작은 (The Deep Blue Sea, 2011)인데, 이는 테렌스 래티건(Terence Rattigan)의 희곡을 각색한 것이다. 이 영화도 역시 널리 찬사를 받았다. 그는 2014년부터 오랜 숙원인 (Sunset Song)의 제작에 착수하여 2015년 완성했다. 데이비스는 영화작업을 자신의 존재이유로 여길 만큼 영화에 열정적이었다.
■ 영화사적 평가 단편들을 묶은 으로 국제적 지명도를 얻은 테렌스 데이비스는 자신이 게이임을 내세우고 이후의 작품들에서 게이 소재의 영화들을 꾸준히 제작을 했다. 테렌스 데이비스가 만든 두 편의 장편 극영화도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평소 영국영화에 대해 냉소적이었던 세계적인 영화감독 고다르(Jean-Luc Godard)조차도 (Distant Voices, Still Lives)에 대해서만큼은 "훌륭하다(magnificent)"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The Long Day Closes)도 역시 걸작으로 간주된다. 짐 호버만(J. Hoberman) 같은 평자는 이 영화에 대해서 "데이비스의 자전적(自傳的)인 요소를 가장 잘 드러낸 작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작비 마련의 어려움과 테렌스 데이비스의 타협을 모르는 성격 탓에 영화제작은 산발적으로 진행되었고, 그가 만든 작품들 가운데 오로지 대여섯 편만 개봉이 됐다. 이런 과작(寡作)에도 불구하고 평론가들 및 학자들 사이에서 그의 명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는 '생존해있는 영국의 가장 위대한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 줄거리
영국의 영화감독이자 작가. 테렌스 데이비스(Terence Davies)는 1945년 11월 10일 영국 리버풀(Liverpool)에서 태어났다. 데이비스는 16세 때 학교를 그만두고 10여 년간 선원감독관 사무소(shipping office)에서 사무직원 및 회계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그 후 그는 리버풀을 떠나 코번트리 드라마학교(Coventry Drama School)에 입학했는데, 여기에서 자신의 자전적인 첫 번째 단편영화 시나리오인 (Children)을 썼다. 데이비스는 1976년 영국영화연구소(BFI)로부터 8,500파운드의 제작비 지원을 받아서 단편영화 (Children)을 만들었고, 이 작품으로 국립영화학교(National Film School)에 입학을 했다. 이후 그 연장선상에서 1980년에는 (Madonna and Child)를 만들었는데, 이 영화는 데이비스의 또 다른 자아(alter ego)라고 할 수 있는 로버트 터커(Robert Tucker)라는 인물을 내세워서 리버풀에서 사무직원으로 근무했던 시절을 다루고 있다. 3년 후인 1983년에는 (Death and Transfiguration)을 만들었는데, 여기에서 그는 자신이 죽는다는 가상적인 상황을 설정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이 세 편의 단편을 모아서 (The Terence Davies Trilogy)이라는 제목으로 1984년 유럽 및 미국에서 상영을 하여 커다란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은 1984년 로카르노국제영화제(Locarno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서 심사위원 대상(Prize of the Ecumenical Jury)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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