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낙인

Synopsis

■ Issue Point

▶ 흔히 B 무비의 대부 하면 로저 코먼을 떠올린다. 일본에도 또 다른 본좌가 있으니 바로 스즈키 세이준이 있다.영화 공부를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거쳐야 할, 필수 교양 과목같은 감독이라고 할 수 있겠다.스즈키 감독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우선 당시 일본 영화 시스템에 대한 배경 이해가 필요하다. 그 중 하나는 당시 일본 영화계에서 감독은 월급쟁이였다는 것이다. 즉, 급여를 받고 영화를 할당(?)받아 연출을 했다고 한다.스즈키 감독이 고용되어 있던 니카츠 영화사의 경우 1년에 104편을 제작하고 1주에 2편씩 제작하는 시스템이었다고 한다. 스즈키 감독의 경우 대충 1년에 2~3편씩은 찍어낸 것을 볼 수 있다. 아무튼 스즈키 감독은 위와 같은 시스템 하에서 영화를 찍던 월급쟁이 감독이었고, 니카츠 영화사는 B급 갱스터 무비를 위와 같이 찍어내는 회사였다. 여기에서 스즈키 감독은 나름대로 입지를 가지고 영화를 찍었고, 마니아 층도 확보한 감독이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후대에 컬트로 칭송받는 영화들을 속속 찍어냈는데, 이 영화에서 큰 문제가 생기고 만다. 바로 이 영화로 인해 스즈키 감독이 짤리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짤린 원인은 간단했다. 영화가 엉망이었다는 것....이런 조치에 납득이 가는것은 스즈키 감독은 정통 영화 문법적으로 봤을 때에는 확실히 문제가 많은 스타일이었던것. 극단적인 예만 보자면 시공간의 개념이 없었다... (하지만 이런 것도 일관성이 있으면 그 사람의 색깔이 되고, 스타일이 될수 있다. 스즈키 감독은 그걸 인정받은 감독인것이다.) 어쨌거나 이는 당시에 큰 사건이었다. 스즈키 감독의 마니아들이 항의를 하기 시작했고 결국 법정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그러나 스즈키 감독은 결국 10년간 영화판을 떠나야 했다고 한다. (필모를 보시면 10년간 비어 있다.) 타 영화사에서도 고용을 해주지 않았으니까. 스즈키 감독은 생계를 위해 CF 감독일을 했고, 스즈키 감독이 찍은 CF는 호평을 받았다.스토리는다소 유치하다. 당대 넘버3인 킬러가 넘버1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는... 그리고 육감적인 여배우들의 육체와 액션으로 버무려진...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킬러는 밥 냄새에 탐닉을 한다. 상당히 기괴한 모습이라 무언가 심오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을 것 같지만 어이없게도 스즈키 감독은 큰 의미를 두고 설정한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여긴 일본이니까 스테이크보다는 밥이 더 어울릴 것 같아서라는... 너무나 간단한 대답을 하죠. 그런데 밥솥을 끌어 안고 애무하는 모습으로 코를 킁킁거리며 식욕과 성욕을 묘사하는 감독은 스즈키 감독 밖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컬트가 된 것 아닐까?



■ 줄거리

일본 B급영화의 전설 스즈키 세이준의 대표작 은 심리적 갱스터라 할 만한 경지를 보여준다. 넘버3 킬러가 넘버2와 넘버1을 제거하고 마침내 일인자의 위치에 오른다는 유치한 이야기지만, 액션이 아니라 킬러의 강박증이 전면화한다. 판타지를 조악하게 삽입하며, 스즈키 세이준 특유의공간의 깊이를 극단적으로 과장하는 기괴한 비주얼이 인상적이다